좋은 팀 수비수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 by davidoff



# 공수가 수시로 바뀌고 공격이 라이브볼 상태로 끝나는 경우가 매우 많은 농구 경기의 특성, 즉 공격이 어떻게 끝나는지에 따라 수비상태가 매번 달라지는 농구라는 경기의 특성은 야구와는 굉장히 다릅니다. 분절성이 매우 강한 야구와는 달리 농구는 분절성이 거의 없는 편이죠.

한 선수가 어떻게 공격에 기여하는가를 나타내는 공격스탯은 전통적이고 직관적인 클래식 스탯과 이를 심화한 이차스탯까지 꽤나 정확한 지표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수비 스탯은 1,2차 스탯만으로 그 선수의 수비력을 측정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여전히 심화스탯이나 트랙킹 스탯이 그 선수의 수비력을 나타낸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즉, 분절성이 거의 없는데다 선수의 수비력을 나타낼만한 신뢰성있는 스탯이 없는 상황에서 그 선수가 수비적으로 훌륭한지 아닌지는 경기를 직접 봐야한다는 말이겠죠. 게다가 팀 디펜스가 날로 중요성을 더해가는 현재 시점에서 팀 디펜스 플랜을 모르고 그 선수의 수비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에 그 팀의 디펜스 철학이나 방법 등에 대해 많은 숙지가 있어야할겁니다.

예를 들어, 굉장히 좋은 대인마크력을 가진 A라는 선수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A는 자신의 마크맨을 그야말로 꽁꽁 묶을정도로 타이트하게 자신의 매치업 상태인 B를 마크합니다. A의 수비력을 알고 있는 B는 딱히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하지 않고 A라는 선수를 자신에게 묶어둡니다. B는 코너로 이동했고 A는 이를 따라 굉장히 타이트하게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B를 봉쇄합니다. 스트롱 사이드에서 작전을 훌륭하게 소화한 B의 팀은 비록 B가 득점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코너에 속된 말로 짱 박혀 있었지만 훌륭하게 공격 포제션을 마칩니다.

이런 상황에서 탑급 대인능력을 가진 A라는 선수의 수비기여도는 얼마일까요? 실수가 없었고 매치업을 정확하게 수행했기 때문에 (+)의 값을 줘야할까요? 아니면 0? 현재의 수비 시스템을 이해한다면 (-)의 값을 주어야할겁니다.

반대로 사례로 A가 이번에는 스트롱 사이드에서 균열을 커버하기 위해 림근처로 B를 두고 많이 이동했고 공이 돌아 오픈 찬스에 있는 B가 3점슛을 성공시켰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팀은 A에게 실제로 많은 책임을 부여할까요?


# 이만큼 좋은 수비라는 말은 현대농구에서 굉장히 정의내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 팀의 수비 전술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지고 그에 대한 수행이 어느정도 이뤄졌느냐로 평가해야만하기 때문에 그 팀의 수비 전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합니다. 또한 시즌이 계속되고 로스터의 변화, 예를 들면 부상이라든지 로테이션 교체라든지에 요인으로 아니면 실패한 수비전술의 변화 등의 이유로 수비전술은 분기별로도 바뀌고 심지어 경기 내에서도 꽤 변화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수비수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어떤 개념이 필요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는데 몇 가지 나름 기준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 클로즈 아웃의 속도 & 리커버리 가능한 수비 범위
- 스크린에 대한 대처
- 동료의 수비를 이해하는 앵커로써의 역할


1. 클로즈 아웃의 속도와 리커버리 가능한 수비범위
- 기본적으로 수비수보다 공격수가 유리하다고 알려진 농구에서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NBA 선수들은 1:1에 기본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이 말인 즉슨, 대인마크만으로 좋은 수비팀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 또한 한 포제션에서도 수없이 많은 스크린을 활용하는 현대농구의 특성상 공격수의 이동경로에서 공을 긁어줄 디깅 능력은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하지만 이런 디깅 등을 위한 헬프 수비가 본인의 마크맨을 버리다시피하면서 깊게 들어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디깅을 들어갈 것인지, 또한 볼 줄기를 읽고 자신의 마크맨에게 빠르게 붙을 수 있는 거리를 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 보통 클로즈 아웃을 지나치게 깊게 들어가거나 돌파 경로나 패싱이 가는 공간에 헬프를 늦게 들어가는 선수는 좋은 수비수라고 부르기 힘듭니다.

- 클로즈 아웃 속도는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타이틀은 속도라고 달았지만, 사실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재기입니다.
- 어느 타이밍에서 어느정도 거리에서 헬프를 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겠죠. 시선처리도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되구요. 시선을 볼에만 두면서 본인 마크의 위치를 놓치거나 반대로 볼에 대한 시선처리를 하지 않고 본인의 마크맨에게만 시선을 둔다면 좋은 팀 디펜스 선수로 불리기는 어려울겁니다.

- 작은 결론을 낸다면, 볼과 마크맨, 우리 팀 선수들의 동선을 이해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와리가리를 빠른 속도로 넓은 범위를 가진 선수가 보다 더 좋은 수비수라고 생각합니다.




2. 스크린 대처
- 한 포제션 안에도 여러 번의 볼 스크린, 많은 종류의 오프볼 스크린, DHO류의 핸드오프 시리즈 등, 핸들러 혹은 공격수에게 보다 넓은 공간과 드라비으 동선 혹은 슛팅 찬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대농구에서 수없이 많은 스크린이 발생합니다.
- 이러한 스크린에 대처를 얼만큼 잘 해내느냐가 그 선수의 수비력을 나타내준다는 말이 과하지 않을만큼 스크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 스크린 대처가 뛰어나다는 말은, 볼 스크린이건 오프볼 스크린이건 스크리너를 얼만큼 “잘” 피해나가느냐란 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스크리너의 스크린을 보고 혹은 예측하고 언더로 갈 것인지 오버로 갈것인지 아니면 파이트 쓰루를 통해서 최대한 빨리 공격수에게 접근할 것인지를 빠르게 캐치하고 스크리너의 수비수와의 약속된 움직임을 수행하는지가 중요하겠죠.
- 기본적으로 스크린 대처가 좋다는 말은 그만큼 공격수에게 딱 붙어있음을 말합니다. 스크리너와 스크린을 이용하는 공격수 사이에는 필연적으로 공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그 공간에 수비수가 얼만큼 파울을 범하지 않는 선에서 공간에 들어가느냐가 핵심입니다.

- 오버이건 언더이건 파이트 쓰루이건 스크리너와 공격수와의 공간에 잘 들어간다면 그만큼 스크린의 효과가 미비하다는 말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수비수 소리를 듣는 선수들은 가슴 상체 근육이 발달해서 범프나 스크린에 쉽게 나가 떨어지지 않고 집중력있게 자신의 마크맨과 스크리너의 스크린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공통점들이 있죠.
- 픽 대처가 좋지 못한 핸들러의 수비수는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는 수비수들입니다. 이러한 약점을 지닌 선수들의 약점을 가리고자 팀 디펜스는 보다 더 커버 범위를 넓힐 수밖에 없고 이렇게 넓어진 공간은 공격수들에게 활개칠 수 있는 공간이 되며 패싱 플레이를 통해 수비에 쉽게 균열을 낼 수가 있는 것이죠. 볼 스크린에서 핸들러가 얼만큼 스크린에 잘 대처하느냐가 이러한 균열의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

- 또한 오프볼 스크린 역시 비슷합니다. 얼만큼 자신의 공격수와 밀접하게 움직이면서 스크린 사이를 어떻게 지나가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오프볼 스크린 같은 경우 선수에 시선을 두고 시선처리가 그만큼 중요한 이유가 예측하기 힘든 각도에서 스크린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얼만큼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스크린에 대처할 것인지 팀원들과 약속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이겠죠.




3. 동료의 수비를 이해하는 앵커로써의 역할
- 수비에서 균열이 생긴 경우 이를 커버하는 선수의 역할 역시 좋은 수비수인지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될겁니다. 자신의 마크맨만을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윅 사이드에서 스트롱 사이드의 균열을 빠르게 읽어내어 헬프를 들어가고 나머지 선수들에게 동선을 지정해주는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면 그 선수가 나쁜 수비수가 될리 없죠.
- 보통 빅맨의 수비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빅맨은 림을 가장 근처에서 보호하는 역할을 해내는데, 동료 선수들의 등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 어떤 각도에서 스크린이 들어가고 공격수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역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기본적으로 위치하기 때문에 그만큼 의사소통과 지시, 동선의 조정 등을 가장 빠르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이죠.

- 물론 스트레치4가 아니라 스트레치5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는 시점에서 빅맨만이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팀 디펜스의 라인을 조정해주고 빈 곳에 대한 리커버리나 팀원들의 움직임을 지시함으로써 팀 디펜스의 안정성을 부여하는 앵커로서의 역할은 어떤 선수든 해야하는 일이고 이러한 시너지는 팀 디펜스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꽤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 최종적으로 림을 지키는 림 프로텍터 뿐 아니라 윙에서도 팀원들의 움직임을 잘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죠. 상술한 클로즈 아웃과 리커버리 범위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어느 부분에서 균열이 생길 것이고 이 균열을 얼만큼 빠른 속도로 대처하느냐는 결국 팀원의 움직임을 그만큼 잘 읽는다는 말과 다른 말이 아니거든요.


# 제가 생각하는 좋은 팀 수비수는 이러한 일들을 잘 수행하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일반론적인 이야기고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요. 서두에 서술했지만, 결국 어떤 수비 행위에서 귀책을 논하기 위해선 그 팀의 수비전술의 큰 뼈대와 그러한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이해가 선행되어야할 것입니다. 그러한 전술의 선택 혹은 실행의 귀책을 논하는데 이해가 부족한 채로 논하는 것은 지양해야할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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